2026년 9월 21일클래스
10월 월간 플로리에스텔 미감수업 〈알폰스 무하〉 — 선으로 그리는 가을

10월 월간 플로리에스텔의 작가는 알폰스 무하입니다. 이번 달 주제는 '선'이에요.
한 달에 한 명의 작가를 정하고, 그 사람이 무엇을 보았는지 이야기한 뒤 꽃으로 옮겨봅니다. 9월에는 모네의 빛을 다뤘고, 10월에는 무하의 선을 다룹니다.
우연이 만든 화가
1894년 크리스마스 연휴, 파리의 한 인쇄소였습니다. 직원들은 다 쉬러 가고, 무하는 친구 부탁으로 교정을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날 배우 사라 베르나르가 급하게 포스터를 맡길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무하였어요.
그렇게 만든 포스터 한 장이 하룻밤 사이 그의 인생을 바꿨습니다.
그 선은 왜 그렇게 복잡한가

무하의 그림을 보면 머리카락 한 올, 옷 주름 하나까지 곡선으로 가득합니다. 여기엔 세 가지가 겹쳐 있어요.
인물 뒤의 둥근 후광은 비잔틴 모자이크의 방식입니다. 인물을 평면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은 일본 목판화의 영향이고요. 그리고 테두리를 채운 문양에는 그의 조국, 체코 슬라브 민족의 문양이 들어가 있습니다.
장식처럼 보이는 선 하나하나가 사실은 출처가 있는 선이었던 거예요.

이번 달 주제는 '선'입니다

네 폭으로 나눈 사계입니다. 같은 자세, 같은 테두리인데 계절마다 선이 달라요. 봄은 가늘고 곧게 올라가고, 가을은 열매 무게로 아래를 향해 늘어집니다. 10월에 다룰 선은 이 가을 쪽입니다.

무하가 곡선 하나하나에 장식과 의미를 담았던 것처럼, 저는 선이 아름다운 소재들로 가을 감성의 아주 예술적인 플라워 오브제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이 소재들이 가진 아름다운 곡선을 제대로 표현하려고, 줄기의 모양을 관찰하고 너희들은 어떤 감정을 갖고 있니 하면서 속까지 들어가 보려고 했습니다. 이런 제가 가끔은 온전한 게 맞나 싶기도 해요.
이런 작품을 만듭니다

곱슬버들로 둥근 아치를 세우고, 그 안팎으로 호프와 클레마티스 덩굴이 흐르게 두었습니다. 중심은 프로테아가 잡아줍니다. 무게가 있는 꽃을 가운데 두고, 바깥으로 갈수록 가볍고 가는 선을 씁니다. 화기는 굽이 있는 금속 화기예요.

가까이서 보면 선마다 다른 것이 걸려 있습니다. 초록 주머니처럼 매달린 풍선초, 등을 켠 것 같은 꽈리, 검게 익은 자리공 열매, 붉게 오른 피라칸사, 늘어지는 아마란서스까지요.
꽃은 클레마티스와 붓들레야, 소국을 썼고, 파랑은 에린지움 아이스블루로 잡았습니다. 색을 많이 쓰지 않았는데도 선이 많아서 화면이 꽉 찹니다.
말라도 이 작품은 그대로 보존됩니다. 생화인데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그렇게 설계했거든요. 수업에서 그 설계까지 같이 짚어드립니다.
수업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세 시간은 이렇게 나뉩니다. 40분 이론 강의, 80분 실습, 60분은 완성작을 찍으며 코칭과 피드백을 드리는 시간입니다. 무하의 그림을 먼저 띄워놓고 시작하지만, 결국은 줄기 하나 꽂는 각도까지 같이 봅니다.
순서는 다섯 단계예요. 보고, 알고, 발견하고, 연결하고, 표현하기.
작가가 무엇을 발견했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건 힌트예요. 중요한 건 그게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느냐입니다. 삶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각자 딱 걸리는 지점이 다릅니다. 그 지점을 찾아 내 삶과 연결하고, 꽃으로 옮겨보는 것. 그게 이 세 시간에 하는 일입니다.
색감만 그대로 옮겨오는 건 사실 쉽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은 어느 순간 한계가 옵니다. 이게 내 작품이 아니고, 나 혼자서는 구상할 방법이 없다는 걸 알게 되거든요.
만들고 끝나지 않습니다
마지막 60분이 이 수업에서 제일 특별한 시간입니다.
완성한 작품을 제가 직접 촬영해 드립니다. 어느 각도에서 가장 잘 보이는 작품인지 찾아가며 찍습니다. 그 자리에서 작품을 앞에 두고 깊이 있는 코칭을 드려요. 어디서 선이 부딪혔는지, 어느 자리를 비웠어야 했는지, 다음에 같은 소재를 만나면 무엇을 다르게 해볼지까지요.
그리고 수업이 끝난 뒤, 작품을 하나씩 다시 분석해 피드백 메일을 보내드립니다. 그날은 손이 바빠서 흘려들으신 이야기도 글로 남으면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 오래 남는 건 대개 이 메일이었어요.
10월 회차 안내

10월 3일 (토) 11:00 – 14:00
10월 4일 (일) 14:00 – 17:00
두 회차 모두 같은 내용이고, 편한 날짜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 정원 회차당 8명
- 수강료 180,000원
- 장소 강남구 논현동 플로리에스텔 (논현역·신논현역)
- 작품은 완성해서 가져가십니다
- 완성작 촬영과 코칭, 수업 후 작품 분석 피드백 메일까지 포함됩니다
정원이 작아서 자리가 빨리 찹니다. 신청은 아래에서 하실 수 있어요.
클래스 신청하기무하에게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 10월이 지나면 다시 만나지 못하실 거예요.
본문에 실은 알폰스 무하의 그림 두 점은 저작권이 소멸된 퍼블릭 도메인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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