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RIESTELLE

2026년 9월 5일클래스

월간 플로리에스텔 1회 클로드 모네, 시작할 때 고른 색과 끝나고 고른 색

9월 5일 토요일, 열두 분과 함께 '월간 플로리에스텔' 첫 회를 열었습니다. 이번 달 작가는 클로드 모네, 주제는 빛이었어요.

두 시간은 이야기 반, 손 반입니다. 모네의 그림을 먼저 띄워놓고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결국은 줄기 하나 꽂는 각도까지 같이 봅니다.

꽃보다 색연필이 먼저입니다

자리마다 워크지와 색연필을 놓아두었습니다. 첫 문항이 이거예요.

지금 손이 먼저 가는 색으로 두 칸을 칠해주세요. 고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면 뒷면에 두 칸을 더 칠합니다. 이번에는 질문이 달라요. 완성한 작품에서 가장 크게 보이는 색. 시작의 두 칸과 끝의 두 칸 사이에 두 시간이 들어 있습니다.

색만 옮기는 건 쉽습니다

수업을 열면서 이런 이야기를 드렸어요.

모네의 작품 안에 있는 색감만 그대로 꽃 작품으로 옮겨 오는 건 사실 되게 쉬워요. GPT한테 옮겨봐 달라고 해도 대충 만들어줘요.

기술적으로만 옮겨오는 방법은 계속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한계가 옵니다. 이게 내 작품이 아니고, 나 혼자서는 구상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 클래스는 다섯 단계로 갑니다. 보고, 알고, 발견하고, 연결하고, 표현하기.

모네가 무엇을 발견했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건 힌트예요. 중요한 건 그게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느냐입니다. 삶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각자 딱 걸리는 지점이 다릅니다. 그 지점을 찾아서 내 삶과 연결하고, 꽃으로 옮겨보는 것. 그게 이 두 시간에 하는 일이에요.

사라지는 것을 붙잡다

모네를 '인상파의 빛'이라고 결론지어 버리면 더 갈 데가 없습니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모든 것이 다 사라지잖아요. 이 순간에 머무는 건 하나도 없어요. 지금 이 시간도 계속 지나가고, 꽃도 점점 시들고, 내가 뭔가를 하고 싶었던 마음도 지나갑니다. 그걸 붙잡아 두고 싶어서 화폭에 담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 생각을 머릿속에 맴돌게 하면서 꽂아보시라고 했습니다. 오늘 이 빛은 무슨 색인가. 모네가 평생 붙잡았던 질문이 사실 그거였으니까요.

줄기는 모두 중심을 향합니다

이야기만 하고 끝나면 작품이 안 나오니, 기술도 하나 짚고 갑니다. 위에서 두 번째 사진이 그 장면이에요. 어느 작업에나 그대로 쓰실 수 있습니다.

모든 줄기는 중앙을 향해야 합니다. 둥근 라운드라면 정확히 중심을 향해 방사형으로, 옆으로 긴 형태라면 중앙 부위를 향해서요.

규칙 없이 직선으로 꽂으면 어떻게 되는지 직접 보여드렸습니다. 나중에 꽂은 줄기가 먼저 꽂은 줄기를 밀어냅니다. 밀려난 줄기는 절단면이 뜨고, 뜨면 플로랄폼에서 물을 못 먹어요. 겉으로는 멀쩡한데 다음 날 시들어 있는 작품이 대개 이래서 그렇습니다.

규칙 없이 막 꽂으면 나중에 이 작은 플로랄폼 안에서 전쟁이 일어나요, 전쟁이.

두 시간 동안 나온 이야기들

작업하시는 동안 자리를 돌며 드린 말 중에 여럿에게 공통으로 드린 것이 셋 있었습니다.

긴 선은 꽂기 전에 방향을 정하세요. 선이 여럿일 때는 몇 개를 꽂았는가보다 서로 어느 지점에서 만나는가가 인상을 결정합니다.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올라가면 여러 개를 꽂아도 한 덩어리로 보입니다.

중간에 한 번 멀리서 보세요. 가까이서는 좌우 균형이 잘 보이지만, 높이와 움직임은 멀리서만 보입니다. 앉은 자리에서는 끝까지 안 보이는 빈자리가 있어요.

눈에 띄는 재료는 세어서 나누세요. 색이 진하거나 큰 재료를 꽂기 전에 개수를 세고 좌우로 나눕니다. 다섯 개면 셋과 둘, 여섯 개면 넷과 둘 정도로요. 강한 것이 한쪽에 몰리면 나머지가 배경처럼 눌립니다.

그리고 마지막 두 칸

수업이 끝나고 워크지 뒷면을 걷었습니다.

어떤 분은 시작할 때 분홍빛 보라와 주황을 칠하셨어요. 따뜻하고 부드러운 쪽이었죠. 그런데 끝나고 칠하신 건 두 칸 중 한 칸, 그것도 아주 짙은 파랑 하나였습니다.

저는 그 비워둔 한 칸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못 고르신 게 아니라, 다른 색이 들어설 자리가 없을 만큼 파랑이 작품 전체를 가져갔다는 뜻으로 읽혔거든요.

시작과 끝의 색이 이렇게 달라졌다는 것 자체가, 두 시간 동안 색을 눈으로 좇으셨다는 증거입니다. 워크지를 만든 이유가 이거였어요.

열두 분의 작품이 같은 재료에서 나왔는데 하나도 같지 않았습니다. 각자의 빛이 달랐으니까요.

다음 회차도 한 명의 작가를 정해 그의 시선으로 꽃을 다뤄봅니다. 함께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월간플로리에스텔#클로드모네#플라워클래스#원데이클래스#꽃꽂이클래스#모네#플로리에스텔#명화플라워#블루플라워#인상주의